반역의 실패(삼하15:1~18)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반란으로 예루살렘을 떠나 피난 길에 나섰고, 압살롬은 예루살렘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다윗과 압살롬은 각각 군사를 정비하고 전쟁을 준비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직접 이 전쟁에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부하들이 말렸습니다. 다윗은 지금까지 백성을 보호하는 강한 자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누군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전쟁에 나가는 대신 전쟁에 나가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응원해야 했습니다.(4) 이제 역할이 달라진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멈추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멈춤을 싫어합니다. 멈추는 것을 ‘퇴보, 밀려남, 노쇠’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멈추면 인생도 멈추고, 쓸모없는 인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멈춘다고 역사가 멈추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도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가 멈추어도 하나님의 일은 계속됩니다. 다윗이 전쟁에 나가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직접 싸워야 할 때가 있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싸우도록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다윗은 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때가 왔음을 알고 전장에 나가는 자들을 격려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사명이 달라진 것을 깨달은 다윗은 전쟁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면서, 전쟁에 나가는 군사들에게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고 명령합니다.(5절)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고자 한 반역자를 죽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비로서 아들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압살롬 때문에 치르는 것입니다. 전쟁의 당사자를 살려두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드디어 다윗의 군대와 압살롬의 군대가 ‘에브라임’ 수풀에서 싸움을 벌였습니다.(6절) 결과는 압살롬 군대의 대패였습니다. 압살롬의 군사 2만 명이 죽었는데 그날 수풀에서 죽은 자가 칼에 죽은 자보다 더 많았습니다.(7-8) 이는 전쟁이 벌어진 곳의 지형이 압살롬의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했음을 의미합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압살롬의 군대에 다윗의 군대가 대승을 거둔 것은 다윗 군대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승리하게 하셨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전쟁에서 압살롬이 죽습니다. 요압은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는 명령을 듣고도 압살롬이 살아 있는 동안은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죽입니다. 그것은 군대 장관으로서 타당한 행동이었습니다. 압살롬은 오랫동안 치밀하게 반역을 준비하며 세력을 키웠지만,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압살롬은 그의 자랑거리인 머리털 때문에 죽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며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무너지고 맙니다. 이렇게 압살롬의 인생은 허무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윗은 전쟁에서 이겼다는 좋은 소식을 듣는 동시에 아들이 죽었다는 나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윗의 왕좌는 지켜졌으나 다윗의 마음은 극도의 슬픔에 빠졌습니다. 정의는 이루었으나 사랑의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사랑과 증오, 의와 죄, 선과 악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승리했어도 승리한 것이 아니요, 상처뿐인 영광이었습니다. 다윗은 인생의 막바지에 가장 쓴맛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다윗 가문의 비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