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사울(삼상28:3-14) |
블레셋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범하기 위해 수넴에 진을 쳤고, 이스라엘은 그 맞은편 길보아에 진을 쳤습니다. 블레셋의 군대를 보고 큰 두려움에 싸인 사울은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사무엘을 찾아갔을 텐데 사무엘은 이미 죽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사울은 두려운 전쟁 앞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하나님께 여쭈었는데,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려야 하는데, 사울은 무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무당을 의지하는 것은 하나님이 엄격하게 금하신 일입니다.(레19:31) 사울도 그 사실을 알고 사무엘이 죽은 다음 무당을 이스라엘에서 다 쫓아냈었습니다.(3절) 그런데 무당을 쫓아내고 본인이 다시 무당을 찾은 것입니다. 자가당착에 빠졌습니다. 사울은 자기모순에 빠졌습니다. 사울의 영적 무지의 소치였습니다. 지금은 무당을 찾을 때가 아니라 그동안 하나님을 떠나 산 것을 회개하며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간절히 바라야 했습니다. 사울은 엔돌의 무당 여인을 찾아가서 죽은 사무엘을 불러내 달라고 요청했고, 곧이어 사무엘이 등장합니다. 이 부분은 신학적 논쟁이 있습니다만, 여인이 주술 행위를 하기 전에 사무엘이 등장하기 때문에 무당이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것으로 봅니다. 본문에서는 사무엘과 사울이 대화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으므로 하나님이 사무엘과 사울이 대화하도록 허락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사울은 무당의 이야기를 들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 여인을 통해 죽은 사무엘을 불러내서 사무엘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사울은 지금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울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하나님의 역사로 사무엘과 사울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사울은 사무엘에게 현재의 전쟁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무엘의 대답은 새로운 것이 없었습니다. 생전에 자신이 사울에게 전해던 말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즉 ‘당신의 왕권을 다윗에게 줄 것이다. 당신이 불순종해서 오늘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당신은 내일 죽을 것이다.’(16-19절)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살다가 그 말씀이 이뤄지는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회개할 시간을 놓친 것입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자기 방식대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무당의 주술 행위와 관계없이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사울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사무엘을 보내셔서 이스라엘과 사울의 운명을 짚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홀대하고도 살아남은 자는 없습니다. 사울은 이 말씀을 들은 그다음 날 전장에서 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