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으로 망명(삼상27:1-7)

  다윗은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인간의 방법이나 노력, 조건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짐을 깨닫고 성숙한 믿음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갑자기 변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원수인 블레셋으로 망명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블레셋으로 망명하면 사울의 손이 미치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사울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1절) 다윗의 지금까지의 판단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마음과 생각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탈진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광야 생활이 길어지면서 끊임없는 불안과 염려, 두려움 가운데 쫓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어려서는 가족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고, 성장하면서는 광야에서 쫓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는 가족이 생겼기에 가족들을 챙겨야 했고, 자신을 따르는 군사들까지도 책임져야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책임져야 할 의무와 부담이 그를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의지했지만, 자신이 기대하는 것만큼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구책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블레셋으로의 망명이었습니다.

  다윗은 자기 생각 끝에 블레셋으로 망명했습니다. 다행히 그가 의도한 대로 되었습니다. 블레셋에서 받아주었고, 사울은 다윗 죽이는 일을 중단했습니다.(4절) 그리고 그의 가족과 군사들만이 거주할 수 있는 땅(시글락)도 허락받았습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보면 다윗의 행동이 옳은 것이 아닙니다. 분명 영적인 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다윗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오죽하면 그런 행동을 했겠습니까? 너무나 지친 나머지 하나님을 잠시 잊은 것입니다. 이게 다윗의 한계였습니다.

  또한, 다윗은 아기스에게 거짓말을 해서 신임을 얻게 되었습니다.(8-10절) 아기스는 다윗의 거짓에 넘어가 다윗을 신임하며, 다윗에게 이스라엘의 전쟁에 동참할 것을 명했습니다.(28:1) 다윗은 블레셋의 편이 되어 자신의 백성 이스라엘과 싸워야 할 판이 되었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지금까지 자기의 생각대로 잘 되었는데, 이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의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이 영적으로 건강한 상태가 아님에도 하나님은 다윗을 포기하지 않고 그를 당신의 뜻대로 이끌어가셨습니다. 블레셋의 방백들을 통해 다윗이 전쟁에 참전하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29장) 그리고 다윗이 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울을 죽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얼마나 오묘하신지 모릅니다. 사울의 왕국을 다윗의 손에 의해서 끝내지 않으시고 블레셋에 의해 끝내게 하셨습니다.

  다윗은 탈진하여 하나님을 잊고 자기 생각대로 살길을 찾아 떠났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그를 구출하여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희망입니다. 우리가 너무 힘들어서 하나님을 떠나 자구책을 찾아도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일으켜 세워서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지금은 그 하나님을 다시 붙잡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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