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삼상25:1-8)

  마온에 ‘나발’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완고하고 행실이 악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부자였습니다. 그가 갈멜에서 양털을 깎고 있었습니다. 양털을 깎는다는 것은 잔치가 벌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나발이 양털을 깎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음식을 나눠줄 줄 알고 그동안 나발의 양 떼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준 것을 거론하면서 나발의 호의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나발은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나발은 다윗을 자기 주인(사울)을 배반한 자로 멸시까지 했습니다.(10b) 나발은 다윗에게 자신의 목장을 돌봐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기때문에 그에게 음식을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대 사회의 정서상 축제 때에 나그네에게 음식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발은 아주 인색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를 ‘불량한 자’(17)로 규정하면서 하나님과 대적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하나님이 직접 심판하셨습니다.(37-38)

  다윗은 나발의 거절과 모욕에 분노하며 군사를 이끌고 나발을 죽이려고 출정합니다. 24장에서의 다윗과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그동안에는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면 하나님 앞에 나가 무릎 꿇고 하나님의 뜻을 물으며 하나님의 선한 역사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칼을 들고 복수하러 나섰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외면한 채 살인과 복수로 죄를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다윗 안에는 지금 두 모습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어떤 때는 성령에 순종하다가도 조그마한 시험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조금만 방심을 하면 나 자신도 모르게 사소한 문제에 넘어지고 분노하게 됩니다. 그래서 잠시라도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늘 겸손히 하나님만을 바라야 합니다.

  다윗이 분노할 때 아비가일이 등장합니다. 하인으로부터 다윗이 나발을 치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아비가일은 남편에게 일절 알리지 않고 급하게 음식과 식량을 마련하여 다윗에게로 향하여 그의 발아래에서 모든 죄를 자신에게로 돌려달라고 요청합니다.(23-24) 다윗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다윗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하나님의 뜻을 이야기합니다. 아비가일은 다윗을 ‘내 주’라고 고백하면서 하나님의 뜻대로 다윗의 집이 견고히 설 것을 말합니다. 이제 당신은 집을 든든히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다윗은 아비가일의 말을 들으면서 분노를 가라앉혔습니다. ‘아비가일’은 ‘아버지의 기쁨’이라는 뜻입니다. 아비가일은 하나님을 아는 지혜가 있었고, 그 지혜를 따라 행하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졌으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아비가일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아비가일의 지혜가 다윗의 사명을 회복시켰고, 범죄의 위기에서 죄를 막았으며, 사망에서 생명으로 바꾸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혜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아비가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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