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삼상9:15-24)

  이스라엘 백성은 세상의 왕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나님은 기뻐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셨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의 요구에 따라 새 왕이 될 사울이 등장합니다. 사울은 베냐민 지파 사람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유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출중한 용모와 신체적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1-2절) 그는 효심까지 겸비한 인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은 세상의 왕으로서 제격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왕이 될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이 왕이 되는 과정은 동화 같습니다. 아버지가 잃은 나귀들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는 나귀를 찾으러 종과 함께 3일 동안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사울은 아버지가 자신을 걱정할까 봐 집으로 돌아가려 할 때, 종이 하나님의 사람 사무엘을 만날 것을 제안합니다. 사무엘이 나귀의 행방을 알 거라는 것입니다. 사울은 종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사람 사무엘을 찾아 나섰습니다. 한편 사울이 사무엘을 찾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사울이 올 것을 예고하시고, 그에게 기름을 부어 지도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사울이 사무엘을 만납니다. 이 사건은 모두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기스의 집에서 암나귀들이 탈출하고 사울에게 찾아오라고 한 모든 과정의 배후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일상의 사소한 것까지 관여하고 계신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역사의 주권은 하나님이 쥐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허락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울에게 ‘온 이스라엘의 운명이 당신께 있다’고 말합니다.(20절) 그러자, 사울은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 사람이 어찌 왕이 될 수 있겠느냐고 말합니다.(21절) 이것은 겸손이 아닙니다. 사울의 말은 사실입니다. 그는 자신의 뿌리와 배경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베냐민 지파는 동족상잔의 주범이 되었다가 사라질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었습니다.(삿19장) 그래서 사울은 자신이 베냐민 지파라는 것 때문에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낮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사울을 산당으로 안내하여 극진히 대접합니다.(23-24절) 이미 왕 대접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무엘이 왜 사울을 왕처럼 대접합니까? 하나님의 명령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자기의 판단으로 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했습니다. 사울이 지금은 고작 잃어버린 나귀를 찾느라 걱정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스라엘을 통치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를 지도자로 인정합니다. 사실 하나님은 사울이 훌륭해서 지도자로 세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백성을 교훈하려고 세운 것입니다. 너희들이 욕망으로 구한 왕이 너희들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를 교훈하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사무엘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교훈하려고 베냐민 지파 사람 사울을 지도자로 세우시겠다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의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사울을 왕으로 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퇴장을 의미하지만, 자기 스스로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퇴장하는 일까지 깔끔하게 감당하는 사무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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