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구하다(삼상8:1-9)

  총체적으로 혼란과 어려움을 겪던 이스라엘이 사무엘의 통치로 안정과 평안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무엘의 다스림에 순종했습니다. 그런데 8장에 오면서 이스라엘의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사무엘의 통치를 거부하고 새로운 왕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엘이 늙었고 사무엘의 아들들이 사사직을 계승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장로들은 새로운 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장로들의 요구는 당연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왕을 요구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그들이 왕을 요구하면서 ‘모든 나라들 같이’(5)라고 말합니다. 사무엘이 늙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웃 나라들을 보면서 왕에 대한 동경이 쌓였습니다. 다른 나라를 보니까 왕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왕을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왕을 요구했습니다. 사무엘의 다스림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무엘의 다스림은 곧 하나님의 다스림입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 왕은 강력한 다스림으로 백성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이 모습을 본 이스라엘은 ‘바로 저거다.’라며, ‘모든 나라와 같이’ 왕을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사무엘은 백성의 요청에 기뻐하지 않았습니다.(6절)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섭섭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사무엘을 버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버린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위장된 가면을 벗기는 순간입니다. 이스라엘의 관심은 더이상 하나님께 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은 하나님을 섬기는 척, 했을 뿐입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세상의 왕을 원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백성의 요구가 옳아서가 아닙니다. 타협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요청을 용인함으로 그들을 처벌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도였습니다. 그리고 왕정제도에 대해서 가르치라고 하셨습니다. 즉 왕정제도의 병폐를 알려주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세상 왕을 세웠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경고를 하신 것입니다. 사무엘이 ‘세상의 왕은 백성을 착취하는 자로서 결국은 백성을 종으로 삼을 것’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자기 생각으로 꽉 찼기 때문입니다. 그 귀에는 아무것도 안 들립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집요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셨습니다. 결국, 그들의 의도대로 왕정제도가 시행됩니다. 그러나 이 제도로 인하여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교회의 주인이 주님이 되시는 것, 주님이 우리의 왕이 되시는 것보다 더 중하고 시급한 것은 없습니다. 당장 우리 앞에 있는 힘, 제도, 프로그램 같은 것이 우리를 부흥하게 하고 안전하게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만이 진정한 힘이요, 능력이요, 안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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