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하나님(삼상5:1-12)

  이스라엘 백성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언약궤를 앞세우면 이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싸웠지만, 참패를 당하고 그 언약궤마저 블레셋에게 빼앗겼습니다. 블레셋은 탈취한 언약궤를 ‘다곤’ 신전에 두었습니다.(1-2절) 다곤은 ‘곡식’이라는 뜻으로 풍요를 기원하는 블레셋의 최고의 신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언약궤를 다곤 신전에 둔다는 것은 다곤이 하나님을 이겼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패배한 것이고, 하나님이 다곤의 포로가 된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의 생각대로 하나님이 다곤의 종이 되셨나요? 정말 다곤이 승리한 것입니까? 사실 다곤은 신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이 만든 형상에 불과한, 아무런 근거도 능력도 없는 우상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다곤을 쓰러뜨리셨습니다. 다곤이 쓰러지자 블레셋 사람들은 다시 다곤을 일으켜 세웁니다. 자기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이 무슨 신입니까? 그다음 날에는 더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곤 신상이 또다시 엎드려졌는데, 얼굴이 땅에 닿았고 머리와 두 손목은 끊어졌고 몸뚱이만 남았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토록 의지하고 섬기며 자랑하고 믿던 최고의 신이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직접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앞에 그 어떤 우상도 설 수 없습니다. 이방 사람들로부터 하나님이 수치를 당하셨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이스라엘 사람들을 통해서 회복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영광을 회복하셨습니다. 무한하고 자존하시는 하나님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은 분이요,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우상에게 주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상에게 패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상을 부서뜨리고 독한 종기의 재앙을 내려서 심판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스돗 사람들이 언약궤를 가드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큰 환난이 임했습니다. 가드 사람들이 언약궤를 에그론에 보냅니다. 에그론 사람들은 그들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부르짖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하나님의 재앙이 내리는 데도 그들은 하나님의 역사인지도 몰랐습니다. 계속해서 무서운 재앙이 내리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언약궤가 있던 이스라엘로 되돌려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을 괴롭히며 다곤이 하나님보다 우월하다고 교만 떨다가 치료 불가능한 전염병이라는 호된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본문은 우상숭배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그리고 하나님의 권세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신적인 종교에 빠진 실상과 결과를 여실히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이 배운 내용은 살아 계신 하나님은 이용당하거나 도구로 취급당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의도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분이 아니며, 하나님은 결코 조롱당하시는 분이 아님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 서서 우리 개인, 교회가 미처 보지 못했던 우리의 약함, 그리고 잘못은 없는지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형식에 치우친 신앙은 아닌지, 하나님을 형식적으로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에서는 하나님이 떠나있고 그저 몸만 교회에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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