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권한을 주었습니까?(눅20:1-8)

  예수님이 성전을 정화하시고, 성전에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대제사장들과 서기관(율법학자), 장로들이 와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누가 이런 권한을 당신에게 주었습니까? 어디 우리에게 말해 보십시오.”(2절)라며 성전에서 말씀을 가르치는 예수님께 따져 물었습니다. 당시에 성전에서 말씀을 가르치려면 특정의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성전에서 가르치려면 산헤드린(공회)의 허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공인된 직책도 없었고, 공회의 허락도 없이 가르치고 계셨으니, 공회원들이 누구의 권한으로 가르치고 있느냐고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예수님을 기소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흉계였습니다. 공회의 허락도 없이 성전에서 마음대로 가르친 것은 로마 황제가 공회에 부여해 준 성전관할권에 도전한 것으로 판단하고 예수님의 행동이 불법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성전을 하나님의 집이라고 하셨습니다.(눅19:46) 이는 하나님의 아들인 자신이 성전의 주인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종교지도자들은 집주인 보고 누구의 허락으로 이 집에서 사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질문을 한 것입니다. 그들은 영적으로 어두워서 예수님이 성전의 주인임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맡겨진 것은 제사 드리는 일을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성전의 모든 권한을 자기들이 쥐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자기들이 성전의 주인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인정한 것만이 진리이고, 자기들이 인정하지 않은 것은 거짓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은 주인인 하나님의 뜻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성전을 운영했습니다. 그 결과 기도하는 곳이 도독의 소굴이 되었습니다. 성전을 완전히 더럽혔습니다. 그들은 마땅히 할 의무를 게을리하고 권리만 주장했습니다. 성전의 주인인 구원자가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데도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진정한 메시아, 진리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직 기득권, 즉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쏟았습니다. 자신의 유불리만 따지며 계산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의 질문을 받으시고 예수님은 즉각 대답을 피하시며, 역으로 질문을 하셨습니다. 요한이 준 세례가 ‘하늘로부터나 사람에게서 난 것이냐’(4절)고 그들에게 물으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궁지에 몰기 위해서 예수님의 권한이 누구에게서 왔는가를 물었다가 오히려 자신들이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들은 의논한 끝에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다는 뜻으로 ‘모른다.’(7절)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요한의 권한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알고 있었으나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고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진실한 대답이 오히려 자신들의 기득권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까 봐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진실을 알고도 인정하지 않는 그들에게 예수님도 더이상 마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8절) 가장 기본적인 진실조차 외면한 결과 당장의 위기는 모면했으나 결국은 하늘에서 오는 복을 영원히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질문 속에는 회개의 요청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회개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왔지만,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산다고 자부했는데, 구원에 이르지 못했다면 그 삶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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