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길(눅14:25-35)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계셨습니다. 그 길은 십자가를 지고자 하는 길이었습니다. 즉 예수님은 죽음을 향해 가고 계셨습니다. 그 길에 수많은 무리들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주님을 잘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주님께 몰려들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주님이 돌이켜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정말 내 길을 따르길 원하느냐?’ 나를 따르기를 원한다면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 그리고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25-27절) 여기서 ‘미워하다’는 과장법으로 사용하는 단어로, 실제로는 ‘덜 사랑하다.’는 뜻입니다. ‘덜 사랑하다.’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가장 우선순위에 놓아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반대할 때 부모보다 먼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문은 우선순위의 문제, 경중의 문제를 말한 것이지, 미워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무엇보다 예수님을 우선하여 따를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제자임을 강조하기 위한 과장법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는데,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고난이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오는 손해, 핍박을 자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신앙인이 양심을 버리면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손해 볼 일 없고 고난당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기 때문에 양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정직하게 주님의 뜻대로 살다 보면 손해 보는 일도 있고, 소외되기도 하고 고통을 감수해야 할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사람이 망대를 짓는 것에 대한 비유(28-30절)와 전쟁을 준비하는 임금의 비유(31-32절)를 말씀하셨습니다. 망대를 세울 때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진행한다면 중도에 그만둘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비웃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을 앞두고 있는 임금은 상대방보다 병력이 우세한지 불리한지를 파악하고 적과 싸울지 아니면 화친을 요청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따르는 데 마땅히 저야 할 십자가를 미리 생각하지 않고 예수님을 따르게 되면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희생이 뒤따르는 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냉철하게 판단하고 각오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냉철한 자기평가와 판단이 요구된다는 말입니다. 제자는 ‘세상적인 관계’와 ‘자기의 모든 소유’(33절)를 다 포기할 정도의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예수님을 따른다고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나의 전부가 될 때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제자라고 주장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주님이 제자라고 인정해 주셔야 진정한 제자입니다. 주님의 제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인생에 주님이 전부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