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에게 화가 있다.(눅11:37-54)
어느 날 예수님은 바리새인의 식사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예절이고, 관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손을 씻지 않았습니다. 손을 씻지 않으면 이상히 여길 것을 알면서도 손을 씻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계기를 통해서 바리새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상대로 손을 씻지 않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바리새인들의 반응을 보시고 예수님은 ‘겉으로는 깨끗하게 꾸몄지만, 그들의 속은 탐심과 악독으로 가득 차다.’(39절)고 지적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내용보다는 형식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외형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잘 꾸미면 사람들이 아름답게 볼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어리석은 자’라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어떻게 보는지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에만 집중했습니다. 예수님은 위선으로 가득한 바리새인들에게 ‘너희 안에 있는 것’으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줌으로 마음의 깨끗함을 스스로 확인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41절)
바리새인들은 사소한 것까지 철저하게 십일조를 드렸습니다.(42절) 하지만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사랑과 공의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들이 십일조를 낸 이유는 인정받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십일조를 드린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종교적 행위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다면 바리새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행하는 것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또 한 바리새인들은 제일 높은 자리에 앉고 싶어 했고, 인사받기를 기뻐했습니다.(43절)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나쁜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화가 미칠 것을 강력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율법사가 ‘우리를 이렇게 모욕해도 됩니까?’(45절)라고 항의했습니다. 예수님은 항의하는 율법사에게 ‘지기 어려운 짐’을 백성들에게 지게하고 자신들은 지지 않는다고 책망하셨습니다.(46절) 율법사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규례를 만들고 백성에게 짐을 지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책망을 들었습니다. 율법사들이 왜 짐을 지지 않았겠습니까? 분명 자신들이 하라고 한 것을 지켰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지킨 이유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했기 때문에, 주님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은 하나님 말씀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규범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잣대로 사람들에게 짐을 지우고 정죄했으며, 결국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화가 임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잘못된 형식과 전통을 붙잡고, 자기 잣대로 사람들을 정죄하며, 주님이 원하지 않은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창립 46주년을 맞이한 우리 교회가 성찰할 대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