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거지(눅16:14-31)

   예수님은 청지기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던지, 돈을 섬기던지 둘 중의 하나를 섬기게 된다는 말씀을 하자, 바리새인들이 비웃었습니다.(14절)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잘 지키면 부자가 되고 높은 지위를 얻는다고 여겼습니다. 율법을 잘 지켰다는 증거가 곧 부자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예수님의 말씀에 수긍하지 않고 비웃었던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했습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했지만 그들은 돈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잘 지킨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율법을 왜곡했습니다. 대표적 실례가 바로 이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18절) 율법은 여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서 여자에게 이혼 증서를 써주라고 했는데(신24:1-4) 이들은 정당한 이유도 없이 이혼해도 좋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율법을 자신들의 편리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로 전락시켰습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왜곡시키고 돈을 사랑하는 바리새인들에게 ’부자와 거지‘의 비유를 통해서 물질을 잘못 사용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가져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겼습니다.(19절)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은 귀족이나 부자, 제사장들이 입는 옷입니다. 부자는 많은 시간들을 향락과 사치를 일삼는 데 섰습니다. 생산적인 일과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는 무관심했습니다. 그리고 부자의 삶과 너무 대조적인 거지 나사로가 등장합니다.(20-21절) 거지는 몹시 궁핍한 삶을 살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위축되고 매사에 두려움 가운데서 지내는 자였습니다. ‘나사로’는 ‘하나님이 돕는 자’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나사로는 비록 현실적으로는 비참한 생활을 하나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현세에서는 그를 도와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음부에 들어갔고, 거지는 천국에 가게 되었습니다.(22-23절) 부자가 음부에 간 까닭은 부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물질에 탐닉하느라 영원을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나사로는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며 살았기에 천국에 간 것입니다.

   부자는 좋은 것들을 가지고 호화롭게 살았지만, 가난한 자들을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부자가 거지에게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그의 가까이에 있던 거지를 돌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자는 거지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부자의 주변에 거지가 있도록 한 것은 그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싸인 이었습니다. 부자는 하나님의 뜻을 거절한 결과 음부에서 고통스럽게 영원히 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돈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돈에 집착하면 영적으로 둔하게 되어 분별력을 상실합니다. 그러므로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재물을 주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이 주신 물질을 이웃에게 흘러 넘쳐가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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